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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여행

[제주도] 한라산등반

130306.

 

어슴프레 날이새는 모습에 부랴부랴 밥해먹고 찬물에 머리감고(머리가 쪼개지는 줄알았다 ㅠ_ㅠ)  세수하고

관음사 야영지에 렌트카는 주차해두고 성판악으로 가는 콜택시를 불렀다.

제주도에 있는 이틀여동안 정말 자주,많이 본 까마귀떼들.

머리위가 시커멓듯한 느낌에 소리까지...처음엔 으스스했는데 익숙해지는듯도 했다.

 

 

 

 

하산할때 다시 올곳이지만 관음사야영지완

잠깐 빠이빠이~

 

 관음사야영지를 등지고 성판악까지 가는길은

 그리 멀지 않았다.

 

 저질체력인지라 한라산을 오른다는 부담감이

 얼마나 심했는지 여행가기전부터 걱정했는데

 막상 오르는 시간이 다가오니 무덤덤하기도,

 제한시간이 정해져있는 쉼터까지 과연 갈수있을까...란

 생각들로만 머릿속이 가득찼었다.

 

 제주도에 올때마다 한라산은 쉽게 길을 열어주지 않아

 항상 아쉬움을 안고 일상에 복귀했었는데

 드~뎌 가긴가나보다. ㅎㅎ

 

 그래서 마지막 생각들의 결론은...

 그냥 한라산한테 "잘부탁한다"는 혼잣말~로 종료.

 

 

 

 

 

오전7시 조금넘어 성판악을 출발~

 

 

am 08:06  해발 1000m 도착.

 

 

am 8:30 속밭대피소도착.

 

 

해발 1400m를 지나 드디어 한라산등반의 안정권(?)인 am 10:15 진달래밭 대피소 도착~!!

여기까지 내 저질 체력으로 제한시간에 못올까봐 내심 얼마나 걱정을했는지.. 

마음이 한순간에 긴장에서 해제되는거 같았다.

 

 

그래서 그런건지 이때부터 더 늘어지기 시작한 내발.

바닥에 자석이라도 붙여놓은것인가...란 생각과 배탈증세까지, 올라오는중간에 날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발1600m에서 주은 100원에 감격 ~도 잠시,

 

 

이건뭐여.... 이 거대한 계단들은 ...

아놔~ 진짜 욕나올뻔했다.

 

 

이때부턴 진짜 나하고의 싸움.

 

진즉 기초체력이라도 다져놓지 않은 그동안의 나태했던 나에 대한 후회와 반성도 함께하면서...

풀리는 다리로 한발한발 내딛으며 "포기만 하지 않음된다"라는 동생이 해준 말을 생각하며 죽을 힘을 다해 올랐다.

 

        

 

pm12:28 한라산 정상도착.

 

오르는 내내 날 괴롭힌 배앓이와 즈~으질 체력은 선글라스 뒤로 눈물과 함께 한줌 삼키고 

경이로운 자연의 경관에 감사인사를 드렸다. 

 

 

      

 

사진도 찍고  풍광도 눈으로 담으며 정상에 도착한 기쁨을 충분히 누린후 도시락 먹고, pm 01:30 하산~

 

   

 

하산은 우리의 렌트카가 있는 관음사야영지.

하산하는 길의 멋진 장관에 반해 동생과 멋있다며, 우리나라가 아닌것 같다며를 연발하기도 잠시,

녹지 않은 눈으로 아이젠 착용후 조금 힘겹게 내려왔었다.

 

 

 

 

 

 

멋진 장관은 여기까지~그후부턴 그냥 일반적인 동네 약수터 내려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산하는길은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의 배앓이를 해결해준 삼각봉대피소.  잊지않겠다~ㅎㅎ

 

 

내려오는길엔 풀리는 다리를 느끼며 운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의 다짐도 가져보며

동생과 수다떨며 빛의 속도로 하산하여 관음사야영지에서 차를 타고 기다리고있을 검둥이에게로 가는길~

 

몸은 노곤노곤해도 뭔가 큰거 하나를 이뤄낸거 같아 뿌듯했던 하루였다.

해는 뉘엿뉘엿지고 동생과 우리의 고생한 몸(?)에게 주는 상으로  모텔에서 일박하기로했다.

 

 

이틀 노숙했다고 바지런한 동생에게 한수배워 양말도 빨아 차에 널어놓고,

나에겐 문자나 통화를 위한 수단일뿐인 스마트폰 사용법도 배워 근처 모텔 검색해서 검둥이로인해 사전양해도 구해

저렴한값에 쉴수있었다.물론 검둥 케이지와 패드 강력 어필로 숙소 주인장님의 양해를 구해 구한 숙소지만 그분들의 배려가 고마워 퇴실할땐 주인장님과 다른 애견동반하는 여행자를 위해 말끔히 치워두고 왔다.

 

반려견을 데리고 어딘가를 간다는건 제약이 많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반려견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