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끝나고 갑자기 생각나 차를 돌렸다.
화실근처였고 자취했던 동네,토토와 화실사람들과 자전거 한강드라이브,검둥이를 처음만난 우체국앞,
가슴설레였던 기다림,뚜벅이데이트...
구의동은 나에겐 그런곳이다.
화실에서 그림이 안그려져서,그림체에 반해 열띤 토론의장도, 그냥 날씨가 좋아서,비가와서...등으로
매일 이 먹자거리 곳곳을 누비고 다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평일의 어느날, 몇년전 자주갔던 이곳이 생각났다.
그시절의 화실사람들과도 지금도 이곳은 아직있을까 갑자기 먹고싶다~라는 통화내역의 단골장소이다.
그런데 그곳에 아직 있었다.
항상 장사시작즘 아무도 없는 가게에서 시작해 나올즘은 자리로 사람들이 붐볐었다.
하지만 이번엔 밖에서 기다려서야 자리에 앉을수있었다.
이 기쁜 소식을 우선 그 시절 화실식구들에게 알리고 싶어지는 마음에 웃음이 비실비실나왔다.
조류파동때도 우리만이 손님없어 썰렁했던 그곳에서 매운맛에 퉁퉁부은 입술을 달래며 열심히 뜯었으니까-
오랜만에 찾아가서 이 동네에 눈에 익은 곳이 있다는게 많이 기뻤던거 같다.
여전히 사람많은건 똑같았지만 먹자거리는 조금씩 변해서 새로운 간판도 눈에 들어왔다.
이 먹자거리에서 집까지,화실까지, 유일한 내 교통수단이었던 자전거를 타고 달려다니던
곳곳에 모습만은 눈에 선했다.
그리고 잠깐, 설레임을 안고 뚜벅이처럼 같이 걸어다니기만 했던 그시간들의 그사람도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면 아직은 가슴이 딱딱해지지 않은 모양이다.ㅎㅎ
그리고 나이도 먹은모양이다.
추억의 장소에 그곳이 있다는게 이렇게 기쁜걸보면...
또한,여전히 입술을 퉁퉁 붓게할정도의 매운맛 또한 변하지 않은게 기뻤다.